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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긍정적 연구 이제야 활발, 미국 정부도 지원 나섰다"
길용찬 기자 | 승인 2019.11.02 00:06

"게임장애 질병코드 등재는 부정적 인식을 굳히는 데에서 그친다. 숨겨진 원인에 대해 더욱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해외 석학들이 인터넷게임장애를 객관적 시선에서 바라보고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게임문화재단은 11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인터넷게임장애 국제공동연구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미국 유타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페리 랜쇼 교수와 드보라 유겔룬-토드 교수, 호주 시드니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블라단 스타서빅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 통합케어센터 이정 교수가 연구 진행 과정과 성과를 발표했다.

그에 앞서 게임문화재단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게임이용장애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자리를 가졌다. 게임문화재단 김경일 이사장을 비롯해 페리 랜쇼 교수, 드보라 유겔룬 토드 교수, 블라단 스타서빅 교수가 질의응답에 참석했다. 

Q: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가 등재된 상황에서, 앞으로 게임문화재단의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

김경일: 이런 연구는 첫번째로 학계에 연구 내용을 보고하고, 이후 확증과 반증을 하는 후속 연구가 나오는 절차를 거친다. 그런데 게임이용장애는 단순하게 코드화되어 범주에 들어갔다. 일반적으로 의료화라고 하는데, 이런 과정에서 대상에 대한 생각의 깊이가 떨어지기도 한다. ‘질병이라고 분류됐으니 나쁜 것’이란 인식만 시키고 끝나는 것이다.

1970년대 미국에서 TV와 아동의 행동 사이의 관계에 대해 찬반양론이 일어난 적이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부모와의 관계나 부모의 행동에 따라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이 달랐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식으로 인터넷게임장애와 관련한 숨겨진 원인을 더 많이 보려고 한다. 

약물 치료 등이 되는 인류 공통 질병은 보통 다른 나라와도 맞아떨어진다. 하지만 문화적, 비신체적 요인이 강한 것들을 질병으로 만들기 위해선 굉장히 주의깊게 살펴보고 고민해야 한다. 

게임문화재단의 역할은 국제공동연구의 내용을 쉬운 언어로 만들어 많은 계층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우리가 법적으로 어떤 힘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이런 문제에 깊이 있는 생각을 하고 사회적 저변을 넓혀나가는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본다. 
 
Q: 지금의 게임장애 진단 기준이 개선될 필요가 있나?

블라단 스타서빅: WHO에서 말하는 ICD-11의 게임이용장애와 DSM-5의 인터넷게임장애의 구분과 논의가 필요하다. ICD-11이 주장하는 게임이용장애 요소는 인터넷게임장애와 비교해 임계치가 굉장히 높다. 달리 말하면 과몰입이라고 오인한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게임 관련 진단 기준이 서로 다르다. ICD-11의 게임이용장애는 통제권을 잃고 기능 장애가 계속되고 부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계속해야 과몰입으로 진단하는데 DSM-5는 다른 기준을 가진다. 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Q: 게임을 어떻게 교육 현장에서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는가에 관해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에서도 게임으로 우울증을 극복하거나 학습에 사용하는 등의 연계 사례가 있나? 

드보라 유겔룬-토드: 아직 초기 단계지만 여러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ADHD를 겪는 아이에게 게임 이용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있었다. 연구에 따르면 집중력이 향상되거나 학습 참여도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된다. 사회성 강화나 일부 감정의 완화를 돕는다는 연구도 있다.

다만 아직 시작 단계라서 많은 사례가 보고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인터넷게임이나 미디어 활용에 대해 악영향이나 문제점 파악 연구만 집중해왔다. 이제서야 긍정적 효과룰 조명하고 연구결과로 나타난다고 보면 된다. 노년층의 우울증 완화와 인지능력 개선에도 게임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주제가 있고 이런 부분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Q: 게임과몰입 외에도 만화 등 여러 분야에 과몰입이 생기는 것 같다. 과몰입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인지, 아니면 대상에 따라 위험도가 다르다고 보는지 설명해줬으면 좋겠다.

블라단 스타서빅: 과몰입이라는 단어 자체가 정의하기 어렵다. 주관적 요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과도하게 보이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과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콘텐츠 별 과몰입 구분은 더욱 어렵기 때문에 흥미롭다. 일각에서는 RPG가 다른 게임보다 문제적 게임 이용에 관련성이 더깊다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간단하게 볼 문제는 아니다.

과몰입 단계인지 아닌지 먼저 구분을 짓는 일이 필요할 것 같다. 게임 과몰입의 경우 간단히 요약하자면 부정적 여파나 결과가 있음에도 게임을 하는 경우 아닐까 생각힌다. 부모와의 대립이 심화된다든지, 숙제를 안 하거나 수면장애 발생 같은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계속 한다면 과몰입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페리 랜쇼: 과몰입은 성별마다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여성보다 남성 쪽에서 과몰입 성향과 진단이 더 많이 나타난다. ADHD나 과잉행동장애 진단도 마찬가지다. 원인을 깊이 살펴보면 사회화의 결과일 수도 있다. 

그만큼 굉장히 복잡한 문제다. 작년 미국에서 ADHD 치료를 추적 연구한 결과 단기적으로 자극제나 약물을 투여했을 때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 그런데 장기적으로는 약물 투여 시 오히려 파킨슨 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한다. 뇌 안의 도파민 수준이 높아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경우 수능 같은 큰 시험이 있다. 시험 기간에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자극제나 약물을 투여받는 경우도 있다고 알고 있다. 전체적인 생애주기를 봐야 하는 연구자 입장에서는, 자극제의 효과뿐 아니라 투여를 중단했을 때의 현상과 더이상 투여받지 않는 방법에 대해서도 제시해야 한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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