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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1년, 여전한 답보 상태
김동준 기자 | 승인 2020.06.03 15:55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기호 개정(ICD-11)에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등록한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WHO의 결정 이후 국내에서 게임계와 의료계의 찬반 논란이 일어났다. 정부는 민관협의체에서 합의점을 도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1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상황이 진전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협의가 진전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부처 및 관련 업계의 입장 차이다. 게임계는 의학적 근거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면 안된다는 입장이며 의학계는 게임이용장애의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고 있어, 질병코드 등록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입장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으며, 업계를 대변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의 대립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모두 공조를 통한 대응 방안 모색에 힘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인식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문체부는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록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WHO가 해당 결정을 내리기 전부터 반대 의사를 표명했으며,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WHO에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록에 관한 반대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복지부는 반대로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록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긍정을 넘어서 한국질병분류코드(KCD) 8차 개정본에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를 넣는 방안을 고려하는 등 WHO의 결정을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출범한 민관협의체는 뚜렷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1차 회의 이후 총 다섯 차례의 회의에도, 별다른 진척 사항이 없다. 여기에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논의에 차질을 빚고 있어 더욱 답보 상태다. 민관협의체 출범 이후 실질적으로 진전된 부분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부 차원의 협의는 진전이 없는 상태인 반면,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를 둘러싼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변화의 기점이 된 사건은 올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됐고 그 중심에 게임의 순기능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등록한 WHO가 게임 이용을 권장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WHO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플레이어파트투게더(#PlayApartTogether) 캠페인을 실시한 바 있다.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코드로 등록된 지 약 1년 만에 발생한 사건으로, WHO가 게임의 순기능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문체부는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통해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문제에 대해 체계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체부 박양우 장관은 “WHO가 플레이어파트투게더 캠페인을 벌이는 등 게임을 향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시기다. 게임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올바른 게임문화 확산을 목표로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물관리위원회, 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게임과몰입 관련 예방 정책 수립·진행을 공동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실태조사 및 정책대안 개발, 상담과 교육 및 홍보 활동, 예방 관련 전문 인력 양성, 예방치유에 관한 연구 및 관련 프로그램 개발, 국제교류 및 협력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게임과몰입 치유 시설 확대를 위해 지역 기반의 게임 힐링센터 기능을 강화한다. 게임 관련 교육·예방·상담 등이 가능한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기존 병원 중심의 의료적 모델을 넘어 지역 내 문화시설 등과 연계·협력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한다. 명칭 역시, 기존 게임과몰입 힐링센터에서 게임 힐링센터로 변경해 게임의 부정적 이미지를 최소화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문체부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이슈에 관해 최근 들어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한국게임학회가 출범한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도 정책토론회를 비롯해 게임의 사회적 가치를 알리기와 의료계와 심도 있는 논의 등을 기획 중인 만큼, 한동안 답보 상태였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이슈가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동준 기자  kimdj@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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